[의학칼럼] 자궁근종, 꼭 떼어내야 할까?
등록일: 2026-10-28본문

건강검진에서 자궁근종이 발견됐다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이 수술 여부다. 근종의 크기가 크다는 설명을 들으면 당장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궁근종은 크기가 크다고 반드시 수술하지 않으며, 작다고 무조건 안심할 수도 없다.
근종이 자궁의 어느 부위에 생겼는지, 어떤 증상을 일으키는지, 향후 임신 계획은 있는지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천세종병원 송민경 과장(산부인과)은 26일 “자궁근종은 크기만으로 치료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며 “근종의 위치와 개수, 증상, 환자의 연령과 임신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자궁근종, 크기보다 어디에 생겼는지가 중요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이다.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발견되며, 대부분 암과는 관계가 없다.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건강검진이나 다른 산부인과 질환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자궁근종은 발생 위치에 따라 크게 점막하근종, 근층내근종, 장막하근종으로 구분한다.
점막하근종은 자궁 안쪽의 내막 바로 아래에서 자라 자궁강으로 돌출되는 형태다. 비교적 크기가 작더라도 생리 과다와 부정 출혈, 빈혈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자궁내막의 형태를 변형시키면 임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근층내근종은 자궁 근육층 안에 발생한다. 크기가 커지면서 자궁의 형태를 변화시키거나 생리량 증가, 생리통, 골반통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자궁강을 변형시키는 경우에는 임신과 관련한 평가도 필요하다.
장막하근종은 자궁 바깥쪽으로 자라는 형태다. 자궁내막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크기가 커지면 방광이나 장 등 주변 장기를 압박해 빈뇨와 변비, 골반의 압박감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같은 크기의 근종이라도 발생 위치에 따라 증상과 치료 필요성이 달라지는 이유다.
■ 증상 없다면 지켜볼 수도…수술 여부는 환자마다 달라
자궁근종이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제거하지는 않는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근종의 크기와 위치 등을 고려해 초음파검사로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폐경이 가까운 여성은 호르몬 변화에 따라 근종이 작아지기도 한다.
반면 생리량이 지나치게 많아 빈혈이 발생하거나, 심한 생리통과 골반통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근종이 자궁강을 변형시키거나 난임·반복 유산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치료 방법은 다양하다.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며, 환자의 상태와 치료 목적에 따라 자궁근종절제술이나 자궁절제술 등을 고려한다.
자궁근종절제술은 자궁을 보존하면서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이다. 향후 임신을 계획하거나 자궁 보존을 원하는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수술 방식은 근종의 위치와 크기, 개수에 따라 달라진다. 자궁 안쪽으로 돌출된 일부 점막하근종은 자궁경을 이용해 제거할 수 있으며, 근육층에 깊이 자리한 근종은 복강경이나 로봇수술, 개복수술 등이 필요할 수 있다.
■ 자궁 보존하면서 근종 제거…단일공 로봇수술도 선택지
최근에는 자궁을 보존하면서 근종을 제거하는 최소침습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다빈치SP를 이용한 단일공 로봇수술이다.
이 수술은 배꼽 부위에 하나의 절개창을 내고 로봇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해 진행한다. 여러 개의 절개창을 사용하는 기존 복강경수술과 비교해 복부 절개 부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해상도 3차원 영상과 관절처럼 움직이는 로봇 기구를 활용해 근종을 분리하고, 절제 후 자궁 근육층을 봉합하는 등 정교한 조작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자궁근종절제술에서는 근종을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절제 부위를 적절하게 봉합하고 정상 자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인천세종병원은 다빈치SP 단일공 로봇수술 장비를 활용해 자궁근종과 난소종양 등 다양한 부인과 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다만 로봇수술이 모든 환자에게 적합하지는 않다. 근종의 크기와 개수, 위치, 이전 수술로 인한 유착 여부 등에 따라 수술의 난도가 달라지며, 경우에 따라 다른 수술 방법이 더 적절할 수 있다.
인천세종병원 송민경 과장(산부인과)은 “자궁근종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근종을 무조건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면서 자궁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라며 “단일공 로봇수술은 자궁 보존이 필요한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는 치료 방법 중 하나지만, 근종의 위치와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수술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리량이 갑자기 늘거나 심한 생리통, 빈혈, 골반 압박감 등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생리 증상으로 여기지 말고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